존슨 & 존슨은 현재 세계적인 의료·헬스케어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출발은 비교적 단순한 문제에서 시작됐습니다. 19세기 말, 미국 병원 현장에서는 위생 개념이 부족했고,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이러한 의료 환경 속에서 로버트 우드 존슨은 새로운 해결책을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고민은 훗날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비위생적 의료 환경이 남긴 문제의식
당시 미국 병원들은 수술 도구를 소독하지 않거나,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고 수술에 참여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감염 확률이 높았고, 치료보다는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로버트 우드 존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당시 유럽에서 등장한 조지프 리스터의 멸균 이론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론은 수술 도구를 소독하고, 소독된 붕대를 사용하는 것이 환자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세 형제가 함께한 창업
1886년, 로버트 우드 존슨은 형제 제임스 우드 존슨, 에드워드 미드 존슨과 함께 뉴저지주 뉴브런즈윅에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가 바로 존슨 & 존슨입니다. 처음에는 의료용 붕대와 멸균 기구를 제조했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개별 포장 위생 붕대'를 선보였습니다. 제품은 미국 병원들에서 빠르게 채택되었고, 의료 현장의 위생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초기 성공은 철저한 위생 기준과 품질 관리 덕분이었습니다. 고객의 신뢰를 얻기 시작하면서, 존슨 & 존슨은 병원뿐 아니라 군대와 공공 의료기관에서도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 확장
1894년, 존슨 & 존슨은 일반 소비자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존슨스 베이비 파우더’였습니다. 이 제품은 유아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는 용도로 개발되었으며, 출시 직후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후 베이비 오일, 베이비 로션, 샴푸 등 다양한 라인이 추가되며, ‘존슨스 베이비’는 글로벌 유아용품 브랜드로 성장하게 됩니다.
1920년대에는 일반인이 자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반창고, ‘밴드에이드’를 출시합니다. 이 제품은 기존 의료용 제품의 기능을 간소화하고, 일반 가정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밴드에이드는 소비자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존슨 & 존슨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영 철학의 정립과 위기 대응
1935년, 존슨 & 존슨은 ‘우리의 신조(Our Credo)’라는 기업 철학을 공식화합니다. 이 문서에는 고객, 직원, 지역사회, 주주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으며, 이후 수십 년간 존슨 & 존슨의 의사결정 기준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1982년, 미국에서 발생한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은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회사는 미국 전역에서 타이레놀 제품을 전량 회수했고, 이후 전 제품에 안전 밀봉 포장을 도입했습니다. 이 조치는 이후 의약품 업계의 표준이 되었고, 존슨 & 존슨은 위기 속에서도 소비자의 신뢰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현재와 글로벌 전략
오늘날 존슨 & 존슨은 60여 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제약, 의료기기, 소비재 세 분야에서 세계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표 브랜드로는 타이레놀, 뉴트로지나, 아큐브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바이오 제약 분야와 디지털 헬스케어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하며 공중 보건에 기여했고, AI 진단 솔루션, 웨어러블 헬스기기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마무리
존슨 & 존슨은 작은 위생 제품 제조사로 시작했지만, 품질과 책임, 윤리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왔습니다.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인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철학이 기업 전체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1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지된 원칙과 경영 철학은, 앞으로의 존슨 & 존슨이 지향해야 할 미래 전략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