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바이엘(Bayer)은 단순한 제약사를 넘어, 글로벌 생명과학과 화학 산업을 이끄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19세기 독일에서 시작된 이 회사는 창업자 프리드리히 바이엘의 실험정신과, 의약·농업 기술의 융합을 통해 전 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바이엘의 시작부터 주요 기술 변화, 글로벌 ESG 경영까지의 여정을 정리합니다.
염료 실험실에서 시작된 제약 혁신의 서막
1863년, 독일 부퍼탈(Wuppertal)에 위치한 작은 화학 실험실에서 바이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창업자 프리드리히 바이엘(Friedrich Bayer)은 염료 제조업자로 활동하던 중, 요한 프리드리히 웨스콧(Johann Friedrich Weskott)과 함께 합성염료 생산을 목표로 회사를 세웠습니다.
초기에는 섬유 산업용 아닐린 염료를 주로 생산했지만, 곧바로 합성 화학 기술이 의약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바이엘은 단순한 염료 기업에서 생명과학 기반의 기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합니다.
세계 최초의 브랜드 의약품, 아스피린
1899년, 바이엘은 인류 건강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의약품 중 하나인 아스피린(Aspirin)을 상표 등록합니다. 해열, 진통, 항염 효과를 동시에 갖춘 아스피린은 세계 최초로 브랜드화된 의약품이었고, 바이엘은 이를 통해 제약 산업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단순히 약을 만든 것을 넘어, 표준화된 품질 관리, 마케팅 전략, 글로벌 유통망을 포함한 제약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만들어낸 사례였습니다. 이후 아스피린은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국민 의약품'으로 자리잡으며 바이엘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됩니다.
전쟁, 해체, 그리고 새로운 도약
바이엘의 역사에는 순탄치 않은 시기들도 있었습니다. 1차, 2차 세계대전 중 화학·군수 기업들과의 협력, IG 파르벤(IG Farben)과의 합병과 해체, 전후 분할 등 굵직한 사건들을 겪으며 변화를 맞이합니다.
1945년, 연합군에 의해 IG 파르벤이 해체되면서 바이엘은 다시 독립 기업으로 출발합니다. 이후 제약, 농업, 산업 소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다분야 과학 기업으로 재정비합니다.
심혈관·암·당뇨 치료제 개발부터 농업용 작물 보호제, 씨앗 연구, 고기능 플라스틱 소재까지… 바이엘은 과학기술 융합형 기업으로 지속적인 진화를 이어갑니다.
지속 가능한 과학을 향한 전략적 진화
오늘날 바이엘은 ‘모든 이에게 건강을, 누구도 배고프지 않게’라는 슬로건 아래, 생명과학을 기반으로 한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저소득 국가의 의약품 접근성 확대, 기후 대응형 농업 기술, 여성 건강 권리 확대 등 사회적 과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바이오, 유전자 치료,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 구축 등 미래 기술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며, 탄소중립, 공급망 윤리, 생태계 보호까지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에는 미국 농업기업 몬산토(Monsanto)를 인수하며 세계 최대 농업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도약했고,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바이엘은 과학기술을 통해 인류와 지구 모두에게 유익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을 기업의 중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방향성은 제약 산업의 전통적 틀을 넘어서 발전해왔다. 그 기원은 1863년 한 화학 실험실에서 비롯되었다.
‘과학으로 더 나은 삶을’이라는 철학은 지금도 이들의 핵심 가치로 살아 있으며, 바이엘은 앞으로도 혁신을 주도하는 생명과학의 선도자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