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으로 잘 알려진 쿠팡(Coupang)은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이 아닙니다. 하버드 MBA 출신 김범석이 이끄는 쿠팡은 물류 기술과 고객 경험을 융합하고,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 유통의 패러다임을 실질적으로 바꿔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김범석의 창업 배경부터 쿠팡의 성장 과정, 상장 이후의 변화, 그리고 쇼핑을 넘어 일상으로 확장된 전략까지 폭넓게 살펴봅니다.
김범석의 문제의식, 그리고 쿠팡의 첫 걸음
쿠팡은 2010년 서울에서 조용히 시작됐습니다. 창업자 김범석은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을 중퇴하고, 한국의 온라인 쇼핑 환경이 지나치게 불편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당시의 이커머스는 배송이 느리고 고객 응대도 복잡했으며, 전체 쇼핑 과정이 단절되어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소셜커머스 모델을 차용했지만, 김범석은 곧 방향을 틀어 고객의 전반적인 쇼핑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모든 접점을 바꾸겠다는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배송이었습니다.
2014년, 쿠팡은 자체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로켓배송'을 전면 도입합니다. 다음 날 아침 집 앞에 물건이 도착하는 이 서비스는 단순한 속도를 넘어선, 완전히 새로운 소비 경험을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에 정확한 배송, 쉬운 반품, 일관된 서비스가 더해지며, 고객들은 쿠팡을 ‘편리함’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쇼핑 전 과정을 통합한 쿠팡의 전략
쿠팡이 바꾼 것은 단순한 배송 속도가 아니었습니다. 김범석은 소비자가 원하는 건 ‘빠른 배송’만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쇼핑 흐름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검색부터 결제, 배송, 반품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연결해내는 것. 쿠팡은 이를 위해 자체 앱과 풀필먼트 센터, 배송망을 일관되게 구축해 갑니다.
물류센터 확장과 인력 고용은 막대한 비용을 요구했고, 수년간 적자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김범석은 “우리는 수익이 아닌 고객 경험을 사고 있다”며 이 전략을 고수합니다.
이러한 긴 호흡의 전략은 결국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2021년 3월,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한국 스타트업 역사상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둡니다. 상장 당시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를 넘어섰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쿠팡이라는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다
쿠팡은 ‘배송 플랫폼’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2019년에는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출시하며 배달 시장에 뛰어듭니다. 하나의 주문만 빠르게 처리하는 ‘단건 배달’ 전략은, 바쁜 도시생활 속에서 더 효율적인 선택이 됐습니다.
2020년에는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통해 콘텐츠 시장에 진출합니다. 스포츠 중계, 예능,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며, 쇼핑 앱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넓혀갑니다. 쇼핑, 배달, 콘텐츠까지 아우르며 쿠팡은 하나의 '플랫폼'이 아닌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과 지속 가능성 – 쿠팡의 다음 챕터
쿠팡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에 있습니다. AI 기반 수요 예측,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 로봇 분류 등은 단순히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 경험의 질도 함께 끌어올립니다.
또한, 쿠팡은 지속 가능 경영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포장재 사용, 전기 배송차량 확대, 물류센터의 안전 기준 강화 등을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실현까지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쿠팡은 더 이상 단순히 ‘배송 잘하는 쇼핑몰’이 아닙니다. 기술과 물류, 콘텐츠와 환경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며, 유통 산업의 판을 바꾸고 있습니다.
김범석이 처음 던졌던 질문, “왜 쇼핑은 이렇게 불편해야 하는가?”는 여전히 쿠팡의 움직임을 이끄는 원동력입니다. 그는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고민했고, 그 고민은 지금도 쿠팡의 시스템 속에 살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