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윈도우 운영체제와 오피스 프로그램. 그 뒤에는 하버드 기숙사에서 시작된 두 청년의 기술적 호기심과, 시장을 꿰뚫는 실행력이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창업과 성장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현대 컴퓨터 산업의 구조를 바꾼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의 창업 스토리, 초기 운영체제 개발, 윈도우 시리즈의 확장, 그리고 클라우드 전환기까지의 여정을 정리해봅니다.
시애틀 고등학생들의 첫 만남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작은 1970년대 시애틀의 레이크사이드 스쿨에서 출발했습니다. 학생이던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은 우연히 학교에 설치된 컴퓨터 단말기에 매료되어, 함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실력을 쌓았습니다. 이들은 당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프로그래밍 언어를 독학으로 익히고, 지역 회사의 급여 시스템을 자동화해주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게이츠는 하버드대학교에 진학하고, 앨런은 워싱턴주립대학을 다니다 중퇴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학업보다 실전 경험에 더 큰 흥미를 느끼고 있었고, 1975년, 전자 잡지에 실린 ‘Altair 8800’이라는 개인용 마이크로컴퓨터 기사에 이끌려 다시 손을 맞잡게 됩니다.
BASIC 언어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출발
Altair 컴퓨터용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한 두 사람은, 직접 베이직(BASIC) 인터프리터를 개발해 제작사 MITS에 제안했고, 이 제안은 곧바로 채택되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라는 이름의 회사를 공동 창업하게 되었고, 이후 'Microsoft'로 이름을 변경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합니다.
초기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회사의 하드웨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납품하는 구조였으며, 직접 운영체제를 만들기보다는 라이선스 계약과 기술 이전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전략은 곧 매우 큰 기회를 가져다주게 됩니다.
IBM PC와 MS-DOS, 대형 도약의 계기
1980년, IBM은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진입하면서 운영체제 개발을 외부에 맡기기로 결정합니다. 이 기회를 잡은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개발자가 만든 QDOS를 인수한 뒤, 이를 IBM에 ‘MS-DOS’라는 이름으로 공급했습니다. IBM PC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MS-DOS도 자연스럽게 표준 운영체제가 되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 분야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합니다.
게이츠는 이 계약에서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을 포함시켰습니다. MS는 IBM에 독점권을 주지 않고, 다른 컴퓨터 제조사에게도 운영체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 전략은 IBM 호환 PC가 확산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됩니다.
윈도우의 등장과 세계 표준의 확립
MS-DOS가 상업적으로 성공했지만, 명령어 기반의 운영체제는 사용자에게 불편했습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우스와 아이콘 중심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도입한 ‘윈도우(Window) 1.0’을 1985년에 출시했습니다. 비록 초기 버전은 완성도가 낮았지만, 이후 윈도우 3.0과 3.1, 그리고 1995년에 출시된 윈도우 95가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운영체제의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윈도우와 함께 오피스(Office) 제품군도 성장하였고,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은 기업과 개인 사용자 모두에게 필수 소프트웨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1990년대 후반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클라우드, AI, 그리고 현재의 마이크로소프트
2000년대에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과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다소 주춤했지만, 2014년 CEO에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의 주도로 클라우드 컴퓨팅 중심의 구조 개편이 이루어졌습니다. Azure를 통해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 AWS와 경쟁하게 되었고, MS Teams, 365 구독형 서비스 등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OpenAI와의 협력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에도 진입하며, AI를 기반으로 한 검색, 협업 툴, 개발 플랫폼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닙니다. 운영체제에서 클라우드, AI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환경을 설계하고 유지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의 문제 해결 중심 접근, 그리고 변화에 맞춘 유연한 전략이 이 성장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업무, 소통, 개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버드 기숙사에서 시작된 작은 아이디어는 결국 전 세계 디지털 생태계의 한 축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