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는 전 세계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시작은 카드 회사였습니다. 창업자 야마우치 후사지로는 19세기 말, 교토에서 화투를 제작하며 닌텐도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이후 100년 넘게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며, 오늘날 마리오와 젤다, 포켓몬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게임 콘텐츠 제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교토에서 시작된 화투 사업
1889년, 야마우치 후사지로는 일본 교토에서 ‘닌텐도 코프라이’를 설립하고 일본 전통 카드놀이인 화투(花札)를 수작업으로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이 화투는 당시 일본에서는 불법 도박과 연관된 이미지가 있었지만, 야마우치는 품질 높은 카드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안정적인 유통망을 구축합니다.
1900년대 초반, 닌텐도는 야쿠자나 선술집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을 겨냥한 카드 세트를 출시하며 점차 합법적인 오락 브랜드로의 입지를 넓혀갔습니다.
전통에서 현대로, 사업 다각화 시도
2대, 3대를 거쳐 야마우치 가문이 경영을 이어가던 닌텐도는 1950년대 후반, 3대 대표였던 야마우치 히로시의 지휘 아래 변화를 맞이합니다. 화투 시장이 정체되자 그는 새로운 사업을 시도했고, 즉석 쌀, 택시 회사, 호텔업 등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납니다.
그러던 중 1960년대 말, 장난감 시장에 눈을 돌린 닌텐도는 ‘울트라 핸드’ 등 독창적인 아이디어 장난감을 히트시키며 기술 기반 오락 제품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게 됩니다.
비디오 게임의 등장과 대전환
1970년대 후반, 닌텐도는 아케이드 게임과 가정용 콘솔 시장에 본격 진출합니다. ‘게임 & 워치’, ‘도키도키 팩토리’ 등의 휴대용 기기가 인기를 끌었고 1981년에는 ‘동키콩’으로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합니다. 이 게임은 미야모토 시게루가 디자인한 작품으로, 닌텐도의 게임 철학을 상징하게 됩니다.
1983년, ‘패미컴(Famicom, 일본 내 NES)’이 출시되며 가정용 콘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닌텐도는 이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게 됩니다.
슈퍼마리오, 포켓몬, 젤다… 브랜드의 확장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닌텐도는 슈퍼마리오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게임보이(Game Boy), 슈퍼 패미컴(Super NES), 닌텐도 64 등의 콘솔을 통해 휴대성과 고성능 게임을 동시에 잡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1996년, 포켓몬스터(포켓몬)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닌텐도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고, ‘젤다의 전설’, ‘동물의 숲’ 등 다양한 IP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며 콘텐츠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마무리
닌텐도는 단순히 게임기를 만든 기업이 아닙니다. 전통 화투에서 시작해, 장난감 산업을 거쳐, 비디오 게임이라는 새로운 산업군을 개척하며 100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온 기업입니다.
야마우치 후사지로의 실용적 출발과, 후계자 야마우치 히로시의 과감한 전환은 닌텐도를 기술과 콘텐츠 양면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성장시켰습니다. 지금도 닌텐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설계하며, 게임과 문화, 놀이의 경계를 잇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