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 에너지·통신·반도체 기업으로, 고 최종현 회장을 중심으로 성장한 재계의 핵심 축입니다. 본 글에서는 SK그룹의 창업 배경, 성장과정, 그리고 핵심 경영철학을 중심으로 SK의 창업 스토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국내 재벌사와 기업가정신을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유익한 콘텐츠입니다.
직물업에서 시작된 재벌 그룹의 첫걸음
SK의 기원은 1953년 창립된 ‘선경직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국전쟁 직후 섬유 산업이 국가 경제 재건의 핵심으로 주목받던 시기였고, 고 최종건 창업주는 이 기회를 포착해 경기도 수원에 선경직물 공장을 세웠습니다. 당시 선경은 고급 면직물을 생산하며 국내 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했습니다. 1950~60년대는 국내 제조업 기반이 거의 전무하던 시기로, 외국 기술과 자본에 의존하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선경은 자체 기술 개발과 품질 관리에 집중하며 국내 섬유업계의 선두주자로 올라섰고, 1960년대 후반에는 해외 수출까지 추진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반은 훗날 SK그룹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경영 근육’을 형성한 시기였습니다. 1962년 창업주 최종건 회장이 별세한 뒤, 그의 동생이자 후계자인 최종현 회장이 경영을 승계하며 SK의 본격적인 도약이 시작됩니다. 최종현 회장은 국제 감각이 뛰어난 인물로, 기업을 섬유 중심에서 에너지와 정보통신, 반도체로 확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선경이 SK로 이름을 바꾸기까지, 그 뿌리는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에서 출발한 셈입니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에 선 SK
SK의 가장 큰 전환점은 1980년대 대한석유공사(유공) 인수였습니다. 당시 유공은 국가가 보유한 석유 정제 회사였는데, 민영화를 추진하던 정부 방침에 따라 선경이 이를 인수하며 에너지 산업에 본격 진출하게 됩니다. 이 결정은 SK가 ‘제조’ 중심 기업에서 ‘에너지 중심’ 기업으로 변모하는 시작점이었습니다. 유공은 이후 SK에너지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 정유 시장을 선도하게 됩니다. 동시에 석유화학과 가스, 배터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며 SK이노베이션, SK가스, SK지오센트릭 등 다양한 에너지 계열사를 출범시킵니다. 1990년대 들어 SK는 정보통신 산업에도 눈을 돌립니다.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면서 통신사업에 진출했고, 이는 현재의 SK텔레콤으로 발전했습니다. 당시 이동통신은 매우 초기 단계였지만, SK는 빠르게 통신 인프라를 확대하며 2000년대 이후 국내 1위 이동통신사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와 같은 다각화는 최종현 회장의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종합 산업 그룹”이라는 비전에 따른 것으로, SK는 단기간에 섬유 기업에서 에너지와 ICT 산업까지 아우르는 재벌그룹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SK만의 독특한 기업가 정신
최종현 회장과 이후 경영을 이어받은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은 SK그룹을 단순한 ‘대기업’이 아닌,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집단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는 다른 재벌들과 구별되는 SK만의 특징입니다. 최종현 회장은 “국가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는 경영철학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최태원 회장에게 그대로 이어졌고, 현재 SK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모든 사업의 핵심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단순 이익이 아닌, 환경, 일자리, 상생 등의 요소까지 포괄해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SK는 2018년부터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 경영체계를 도입해, 재무적 가치(FV)와 사회적 가치(SV)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ESG 경영이 화두가 되기 전부터 이미 도입한 혁신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SK는 반도체 산업에도 대대적으로 투자해, SK하이닉스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처럼 SK의 창업과 성장 과정은 한 명의 리더십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철학과 혁신이 계승된 독특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SK그룹의 창업과 성장은 한국 산업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섬유업으로 시작해 에너지, 통신, 반도체까지 이어지는 이 흐름은 단순한 확장이 아닌 ‘가치 기반 성장’의 결과입니다. 창업자인 최종건, 전략가 최종현, 혁신가 최태원으로 이어지는 경영 철학의 흐름은 한국형 재벌의 진화 모델을 보여줍니다. SK의 스토리를 통해 기업이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