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스카치테이프’로 널리 알려진 3M. 하지만 이 회사가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제품을 만든 건 아니었습니다. 1902년, 미국 미네소타의 한 광산에서 시작한 작은 채굴 회사가, 어떻게 세계적인 혁신 제조기업으로 성장하게 됐을까요? 지금부터 3M의 시작과 변신,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광산에서 시작된 실패,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3M의 공식 명칭은 ‘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mpany’. 이름 그대로, 원래는 광물을 채굴해 연마재로 쓰기 위한 회사였습니다. 창업자인 루시안 오드와 몇 명의 동업자들은 샌드페이퍼용 코란덤을 캐보겠다고 모였죠.
하지만 시작부터 꼬였습니다. 캐낸 광석은 연마재로 쓰기엔 질이 너무 낮았고, 투자금도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엔 사업을 접는 게 일반적이겠죠. 그런데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채굴을 포기하고, 품질 좋은 원자재를 사다가 가공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스카치테이프 하나로 존재감을 알리다
3M은 이후 품질 좋은 연마재와 산업용 자재를 만들며 명성을 조금씩 쌓았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바로 ‘스카치 테이프’입니다. 1920년대 자동차 페인트 공장에서, 테이프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듣고 만든 제품이었죠.
처음 만든 테이프는 접착력이 약해서 불만이 나왔지만, 이 피드백이 오히려 개선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지금의 강한 접착력과 깔끔한 사용감으로 유명한 스카치 테이프가 완성됐고, 이 하나의 제품이 3M을 일상 속 브랜드로 바꿔놓습니다.
직원이 직접 만든 포스트잇의 비밀
3M 하면 ‘혁신’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죠. 이 혁신의 중심엔 직원이 주도한 개발 문화가 있습니다. 대표 사례가 바로 포스트잇입니다. 3M은 직원들이 근무 시간의 15%를 자신의 아이디어에 쓸 수 있게 허용했는데, 이 제도 아래에서 탄생한 게 바로 포스트잇이었습니다.
접착력이 애매한 실패작이었지만, 다른 직원이 그걸 메모지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몇 번의 내부 테스트 끝에 지금의 노란 메모지가 세상에 나왔죠. 실수로 만든 접착제, 그것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동료,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진심으로 지원한 조직. 이게 3M의 힘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산업까지, 10만 개가 넘는 제품
지금의 3M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제품을 만듭니다. 사무용품만 있는 게 아니라, 의료용 테이프, 교통 표지 반사판, 자동차 방음재, 건설용 단열재까지. 심지어 코로나 시기에는 N95 마스크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놀라운 건 그 수입니다. 현재 3M은 전 세계에서 10만 개가 넘는 제품을 생산 중이고, 고객은 일반 소비자에서부터 병원, 정부기관, 제조업체, 학교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회사, 3M
3M은 지금도 매출의 약 6%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모든 아이디어가 성공하지는 않는다는 걸 회사도 인정한다는 점이죠. 실패도 괜찮다고, 언젠간 그게 다른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 덕분에 3M은 단순히 제품을 많이 만든 회사가 아니라, ‘세상을 편리하게 바꾸는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겁니다.
마무리
3M의 여정은 실패로 출발했지만, 시도와 전환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진화해왔습니다. 한때는 쓸모없는 광물을 채굴하던 기업이었으나, 지금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삶 속에서 당연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사소한 불편을 그냥 넘기지 않고, 누구보다 먼저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식. 3M이 여전히 혁신의 상징으로 불리는 이유는, 기술보다 앞선 문제 인식과 태도에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