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한전)는 대한민국 유일의 전력공급 공기업으로,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온 에너지 기반 기관입니다. 본 글에서는 한전의 창립 배경, 성장 과정, 산업화와의 연관성, 그리고 현대적 역할과 ESG 경영까지 종합적으로 정리합니다.
전력 산업 국유화에서 공기업 체계로
광복 직후 한국은 전력 생산과 공급 기반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민간 중심으로 운영되던 조선전업 등 전력 관련 기업들은 해방 이후 기능이 마비되었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전력 인프라는 거의 파괴된 상태였습니다. 이에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조선전업 등 민간 전력기업을 국유화하는 정책이 추진되었고, 이는 이후 국가 기간산업의 공영화 기반으로 이어졌습니다. 1961년에는 전력 사업의 통합과 효율화를 위해 전국의 전력 관련 기업들이 합병되어 대한전력공사가 설립됩니다. 1982년에는 ‘대한전력공사’와 ‘한국전력개발공사’가 통합되며, 오늘날의 한국전력공사(KEPCO)가 정식 출범합니다. 한전은 단순한 전력 생산·공급 기관을 넘어, 전국 송배전망 운영과 전력 수급 조절, 에너지 정책 지원 등 국가 기반 산업의 핵심 축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설립 초기 한전은 수력·화력 발전소 건설, 송전선로 확충, 전국 전력 보급률 제고 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산업단지·농촌·도시를 가리지 않고 전력 공급을 확대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본격적인 산업화에 중요한 인프라를 제공한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발전 자원 다변화와 글로벌 진출
1970~80년대는 대한민국 산업 고도성장의 시기였고, 전력 수요는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에 한전은 기존 수력·화력 발전 중심의 체계를 넘어서, 핵발전소 및 LNG 발전소 건설, 송배전 기술 고도화, 지역 간 전력망 연계 등을 추진합니다. 특히 1978년 고리 1호기의 상업 운전을 시작으로 원자력 발전이 주요 전력원으로 편입되며, 한전은 전력 생산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게 됩니다. 이후 남동·남부·중부·서부·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의 자회사를 통해 발전부문이 분할되었으며, 한전은 송배전과 전력시장 조율 중심 공기업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또한 1990년대 이후 한전은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합니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전력 인프라 수출, 플랜트 건설, 운영 컨설팅 등을 수행하며 대한민국 전력 기술의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연계망,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전력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며, 나아가 한국전력공과대학교(KENTECH) 설립 등을 통해 전력 산업 인재 양성까지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을 위한 에너지 복지 실현
한전은 민간 기업과는 달리 공기업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익 추구보다는 전국 어디서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요금 체계를 통해 전력 접근성의 형평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농어촌 및 저소득층 전기요금 지원 정책, 복지 요금 할인, 에너지 바우처 프로그램 등이 시행되고 있으며, 각종 전력 안전 캠페인, 전기설비 점검 서비스, 에너지 절약 교육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ESG 경영에 발맞춰 탄소중립 선언, 재생에너지 확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친환경 송전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 대응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감사 시스템 강화,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개선, 공정한 공기업 운영을 위한 투명경영 지침 등을 실행 중이며, 매년 국회·감사원 등의 외부 감사를 통해 국민 신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대한민국의 산업화·도시화·정보화를 가능케 한 국가 에너지 공급의 중추입니다. 공공성과 안정성, 기술혁신과 사회책임을 모두 실현하는 전력 공기업의 대표 사례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에너지 정책의 중심에서 그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한전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산업 성장의 기반이며,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