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의 상징'이라 불리는 토요타는, 그 자체로 산업이 되었습니다. 판매량, 품질, 브랜드 인지도 어느 하나 빠지지 않지만, 이 회사를 만든 시작점은 지금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방직기 회사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아버지 도요다 사키치의 기술력을 아들 도요다 기이치로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결과였습니다. 자동차, 그것도 아직 일본에 뿌리 내리지 못했던 시절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의지.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방직기에서 자동차로, 예상치 못한 전환
토요타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이 회사의 원래 모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도요다 자동직기에서 출발해, 1930년대에 자동차 부서를 만든 것부터가 당시로선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도요다 기이치로는 기술보다는 타이밍에 주목했습니다. 일본에는 아직 ‘국산차’가 없었고, 미국과 유럽 기술은 독점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방직기 특허를 팔아 자금을 만들었고, 미국과 유럽을 돌며 자동차 산업을 직접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 자동차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설계, 제작, 테스트. 모두 새로이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었죠. 그렇게 등장한 모델이 바로 ‘AA’. 모양은 미국 차를 닮았지만, 의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도요다’가 아닌 ‘토요타’로 남은 이유
도요다에서 토요타로 바뀐 건 단순히 발음 때문이 아닙니다. 한자 획수가 8획으로 바뀌면서, 일본 문화에선 행운을 의미하게 됩니다. 게다가 알파벳 표기상으로도 TOYODA보다 TOYOTA가 훨씬 발음이 유연하죠. 이름이 바뀐 것만으로도 이 회사는 브랜드라는 감각을 일찌감치 갖고 있었던 겁니다.
전후 재건, 그리고 생산 시스템의 발명
전쟁은 산업에 상처를 남겼고, 토요타도 그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공장도 피해를 입었고, 수요도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은 다시 일어서기로 합니다.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만들지 않고, 낭비를 줄이며 품질은 유지하는 방식.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토요타 생산방식(TPS)’입니다.
이 방식은 단순한 생산 기법이 아닙니다. 문제를 찾고 고치는 것, 그것이 모두의 책임이라는 철학에 가깝습니다. 서구권에서는 이를 린 생산(Lean Production)이라고 부르며 모방했고, 지금도 수많은 기업들이 이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세계 판매 1위 브랜드로
토요타는 코롤라, 캠리, 프리우스 등 다양한 대표 모델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넓혀갔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 때는 연비 좋은 차를 찾던 미국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토요타를 선택했고, 품질로 증명해 보이며 충성 고객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까지. 기술은 멈추지 않았고, 토요타는 계속해서 먼저 시작해 먼저 자리 잡았습니다.
마무리
토요타는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이 기업의 진짜 가치는 기술, 철학, 사람에 있습니다. 방직기에서 시작해 자동차로, 작은 회사를 글로벌 리더로 만든 것은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지자’는 꾸준한 노력입니다.
도요다 기이치로가 처음 꿈꿨던 국산차의 미래. 토요타는 지금도 그 꿈의 다음 장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