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7-Eleven). 무인 계산기, 즉석 식사, 24시간 운영이 모든 편의점 문화의 시작점에는 이 브랜드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글로벌 편의점 체인의 시작은 단순한 얼음 창고였고, 누군가의 ‘문 열어 놓기’ 아이디어에서 비롯됐습니다.
얼음 판매소에 문을 열다
세븐일레븐의 뿌리는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사우스랜드 아이스 컴퍼니(Southland Ice Company)라는 회사는 냉장고가 보편화되지 않은 시대에 얼음을 판매하던 곳이었습니다. 그곳의 지점장 조 톰슨(Joe C. Thompson Sr.)은 고객들이 얼음을 사러 왔다가 종종 우유, 계란, 식료품을 함께 찾는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그래서 그는 점포 한쪽에 생필품 몇 가지를 함께 진열했고,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얼음을 사러 온 김에 필요한 물건을 한 번에 살 수 있다는 편리함. 이 아이디어는 점차 달라스 전역의 다른 지점으로도 확산됐고, 1930년대 후반까지 이 모델은 사우스랜드의 주력 사업이 되기 시작합니다.
이름의 유래, 그리고 영업시간의 변화
초기에는 점포마다 운영 시간이 달랐지만, 고객들은 늘 더 오랜 시간을 원했습니다. 1946년, 회사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브랜드명을 도입합니다.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당시로선 파격적인 영업시간을 내세운 ‘7-Eleven’이라는 이름이 정식 브랜드로 채택됩니다.
사실 24시간 편의점으로 알려진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7시부터 11시까지”가 가장 긴 영업시간이었고, 그 자체가 경쟁력이었습니다. 점포 수는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났고, 냉장 쇼케이스, 셀프 서비스, 카운터 계산 등 지금의 편의점 시스템도 이 시기에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24시간 체제로 전환되다
1960~70년대에 들어, 세븐일레븐은 진짜 혁신을 하나 더 시도합니다. 1963년 텍사스 오스틴 지점이 범죄 사건 이후 시범적으로 24시간 운영을 시작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놀랍게도 심야 시간대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나오면서, 회사는 이를 전 지점으로 확대합니다.
당시 미국 사회는 교대 근무, 야간 소비가 늘던 시점이었고, 세븐일레븐은 그 흐름을 정확히 읽었습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가게는 곧 ‘언제든 열려 있는 생활 플랫폼’으로 받아들여졌고, 다른 유통업체들이 뒤따라 편의점 시장에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본과의 연결, 글로벌 브랜드로
1973년, 일본의 유통업체 이토요카도(Itō-Yōkadō)가 세븐일레븐과 기술 제휴를 맺으면서 브랜드는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1974년 도쿄에 첫 일본 매장이 문을 열었고, 일본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춘 ‘진화된 편의점 모델’이 도입됩니다.
이후 일본 법인은 미국 본사를 역인수할 정도로 세븐일레븐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현재 글로벌 본사는 일본 세븐앤아이홀딩스 산하에 있습니다. 즉, 미국에서 태어난 브랜드가 일본에서 더 크게 성장했고, 그 역전이 글로벌 유통 역사에 남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마무리
세븐일레븐의 창업 스토리는 작은 불편함을 해소하려던 관찰에서 출발했습니다. 한 사람이 문을 조금 더 열어놓은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밤에도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게 된 것이죠.
지금 세븐일레븐은 전 세계 17개국에 8만 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켜 있는 간판, 즉시 먹을 수 있는 음식, 줄을 설 필요 없는 계산 시스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편의점 문화의 기준은 이 브랜드가 먼저 만들었습니다.